돈이 경제의 근본이 되지만, 가격이 경제를 결정짓지 않는다는 심오한(?) 진리를 깨닫는 데서 근본적인 경제 해결방안은 시작된다.

나처럼 경제를 잘 모르는 경알못은 가격이 마치 경제를 결정짓는 것처럼 와닿을 때가 많다. 그러나 사실은 내가 10년 넘게 전에 대학교 때 들었던 Econ101을 기억 못 해서 나오는 망발일 뿐이다. 최근에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을 다시 들여다보는 중인데, 몇 가지를 마음 속에 단단히 새기게 된다.

 

경제란,

1) 자원의 희소성이 경제의 근간이 된다. (Scarcity of resources is the basis of the economy)

2)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이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하는지가 관건이다. 생산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으니, 무엇을 생산할지 선택할 수 밖에 없고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3) 가격이 경제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희소성이 경제를 결정짓는다. 가격은 이미 바깥에 보이는 결과물일 뿐이다.

 

이 3가지를 머릿속에 알고만 있어도 경제의 근본을 일단 잡고 간다고 보아도 되지 않을까?

한국이든 북미든 경제를 잘 모르는 정책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캐나다와 미국은 그나마 경제 전문가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높다. 근본적인 경제 개념에 반대하는 정책을 내놓아도 알아서 시정하는 경우가 그래도 있는 편이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못함을 보면서 앞으로 한국의 경제가 롤러코스터를 탈 수도 있음을 실감한다.

정책입안자(policymakers)들이 가장 실수 많이 하는 부분 중의 하나는 가격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도 이야기했듯이 가격은 경제의 핵심이 아니다. 희소성이 경제의 핵심이다.

따라서 가격에 집중하는 정책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그 나라의 경제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비싼 제품을 서민이 사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가장 정치인들이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비싼 제품은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는 경우다. 여기서 가격만 통제하려고 하면 비싼 제품의 희소성은 그대로인데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

따라서 정치인들이 정말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려면, 다른 공급을 통해 비싼 제품을 구매하려는 과열된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거나 (보조금은 문제 해결이 안된다!), 희소성을 늘리는 정책을 펼치면 된다. 희소성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안 구매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방법 등 사실 매우 다양하다.

 

캐나다 같은 경우 주택시장 과열이 우려스러운 현안 중에 하나다. 그런데 정부가 뻘짓(?)을 하고 있다면 외국인이 주택을 구매하게 어렵게 만들도록 15% 외국인 세금을 매기고 있다. 논리는 이렇다: 수요가 넘치고 주택 공급이 가뜩이나 부족한데 돈 많은 외국인이 주택을 투기 형태로 여러 곳을 구매해서 공급이 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2월에 이 정책에 대한 허점이 지적되기 시작됐다. 캐나다 모기지(Canada Mortgage and Housing Corp.)와 통계청에 의하면 외국인 주택 구매자는 토론토의 주거지역의 단 3.4%만 구성하고, 밴쿠버 주거지역의 단 4.8%만 구성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거주지는 캐나다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거주지보다 대체로 비싸다고 한다. 즉, 평균적인 가격의 거주지가 아닌 상위권 거주지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링크)

그동안 언론과 정부, 정치인이 떠들어 왔던 것과 상반되는 통계가 나온 셈이다. 이것을 보았을 때 외국인 세금이 단기적으로는 구매심리를 위축시키겠지만 희소성은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캐나다의 주택시장은 공급을 완화하지 않는 한 주택가격은 한동안 더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경제를 잘 모르게 되면 사람들의 느낌으로만 시장을 판단하기가 쉽다. 주택시장도 몇 공인중계사의 사례만 가지고 전체를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저지르기 쉽다. 밴쿠버 같은 경우 워낙 중국인이 많다 보니 외국인이 주택시장을 심화시키는 유일한 요인으로 보기 쉬운 곳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전체 희소성이고, 공급을 늘리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이다.

경제를 기본적으로 잘 알아야 우리도 정치인의 포퓰리즘(populism) 정책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첫 번째는 가격이 경제를 결정짓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