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법(teaching method)은 학문을 가르치기 위한 체계적인 기술을 말한다. 가르치는 것은 아는 것과 다른 분야다.

교수법은 학생의 입장이 되어서 해당 지식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지식을 효과적으로 습득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이 교수법을 간과하는 사람이 참 많다. 특히 입문서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 책이 교수법에 대해서 고민을 했는지 안 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한번 다음 주식입문 책에 나오는 내용을 살펴보자.

자본금은 발행주식수 x 액면가로 구성됩니다. 자본금과 함께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본잉여금은 기업의 자본거래로부터 발생한 잉여금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1만 원에 공모했다고 할 때 5,000원은 자본금으로 나머지 5,000원은 자본잉여금으로 계산됩니다.
– <저는 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 강병욱 지음, p. 202

 

위 내용을 볼 때, 주식 초보자가 정말 쉽게 알아들을 수 있을까?

쉽게 예를 들었지만, 사실 예문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 경제용어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이 경제용어들은 앞에 많이 나온 단어이긴 하다. 그러나, 단어를 이미 정의해도(define) 초보자 입장에서는 그 단어의 개념을 명확히 잡기 전에는 생소하다.

위의 예문에서도 여러가지 경제용어가 나온다. 발행주식수, 액면가, 잉여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자본거래, 공모 – 이런 단어들은 일반인에게 매우 생소한 단어다. 따라서 정말 초보자를 위한 경제책이나 주식책이라면 특정 용어(jargon)가 특수 언어로 끝나지 않고 어떻게 일반적인 단어로 표현이 되는지를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단어에 대한 노출(exposure)도 단계적으로 고민해서 특수용어가 익숙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당연히 정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는다. 혹은 문장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단어로 용어를 설명하고자 하면 글은 길어진다. 하지만, 개념만 잡고 나면 초보자는 경제 용어가 그 다음에 나와도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그렇다면 위의 문장을 어떻게 교수법을 적용해서 쉽게 바꿀 수 있을까?

나라면 이렇게 적어보겠다.

사업에 투자한 돈을 전체적으로 쉽게 계산해보기 위해서는, 회사 자본으로 된 주식의 총 숫자와 주식을 처음 발행할 때 내놓은 가격을 곱하면 됩니다.

 

즉, 이렇게 공식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사업에 투자한 총 자금 = 주식 수 x 처음 주식 발행할 때의 가격

 

 

그리고 이것은 경제용어로 적으면 이렇게 됩니다.
자본금 = 발행주식수 x  액면가

 

 

이제 잉여금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잉여금이란, 자본금을 초과한 금액을 말합니다. 자본금을 초과했으니 이익이나 여유금이라는 말이죠.

 

 

만약 주식을 공개모집할 때, 5,000원 가치로 매겨진 주식을 (액면가가 5,000원인) 인기가 많아 8,000원에 공개모집 한다고 하면, 5,000원은 자본금이고 자본금을 초과한 3,000원은 자본잉여금입니다.

 

여기서 빠진 단어는 자본거래, 이익잉여금, 그리고 공모다. 뜻이 100% 정확하지 않더라도 기본 개념은 충실히 전달이 된다. 그리고 이익잉여금에 대해서 논의하는 구간은 나중에 나와도 되기 때문에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뺐다.

게다가 예를 들을 때, 본 글에서는 5000원을 액면가로, 1만원을 공모가로, 그리고 나머지 5000원을 자본잉여금으로 예를 들었다. 5000원이 두 번 반복되니 초보자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 밖에 없다. 일부러 숫자를 다르게 해서 액면가와 잉여금이 다르다는 인지능력을 높여주어야 한다.

 

어떤가? 이것만 보아도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정말 다른 분야임이 실감이 오지 않는가?

잘 가르치는 것은 교수법이라는 학문이 따로 있을 정도로 다른 능력이다. 특히 요즘 같이 한 분야에서만 전문적으로 특수성을 가지지 않고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시대에는, 교수법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여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